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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그리고 진로

'충주맨 퇴사'가 던진 경고장... 미래의 공무원, 괜찮을까?

"충주맨이 나갔다" 그게 왜 중요할까요?

2026년 2월, 대한민국 공직 사회의 아이콘이었던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결국 사표를 던졌습니다. 구독자 97만 명을 자랑하던 충주시 유튜브 채널은 그의 퇴사 소식과 함께 단 하루 만에 17만 명이 빠져나갔습니다. 본인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결정이라 밝혔지만, 온라인에서는 조직 내 견제와 '왕따설' 같은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최근 면직을 신청한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 [출처:충주시 유튜브]

단순한 유명인의 퇴사가 아닙니다. 이 사건은 지금 학생들이 생각하는 '안정적인 직업, 공무원'이라는 신화가 현장에서 어떻게 금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10년 차 공무원이자 6급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조차 견디기 힘든 조직 문화라면,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이 길을 무작정 권해도 되는 걸까요?

오늘은 뉴스를 통해 드러난 공무원 사회의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직업을 선택한다면 어떤 전략과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아주 냉정하게 뜯어보겠습니다.

경쟁률 100:1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9급 공무원 시험은 '현대판 과거 급제'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인사혁신처 통계를 보면 9급 공채 경쟁률은 2011년 93:1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몇 년 사이 20:1 수준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여기에 김 주무관 사례에서 보듯, 튀는 못을 용납하지 않는 경직된 조직 문화가 '워라밸'과 '자율'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블라인드 등 익명 커뮤니티에서 현직자들이 쏟아내는 자조 섞인 목소리는 입시 학원 홍보 문구보다 훨씬 더 뼈아픈 현실입니다.

그래도 공무원이 꿈이라면: 직렬과 학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은 여전히 강력한 장점을 가진 직업입니다. 정년 보장, 육아휴직의 자유로움, 그리고 국가 시스템을 움직인다는 자부심은 사기업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가치입니다. 단, 이제는 '묻지마 지원'이 아니라 내 성향에 맞는 직렬(직무) 선택이 합격보다 중요합니다.

1. 행정직: 행정학과, 정치외교학과

가장 일반적인 루트입니다. 시청, 구청, 주민센터에서 민원을 처리하거나 기획 업무를 맡습니다. 문과 성향이 강하고 꼼꼼하며, 정해진 규정을 따르는 데 스트레스를 덜 받는 학생에게 적합합니다. 다만 승진 적체가 심하고, 악성 민원인을 가장 최전선에서 상대해야 한다는 점은 각오해야 합니다. 대학 전공이 시험 과목(행정법, 행정학)과 겹쳐 수험 기간을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공무원'으로 통칭하기에는 매우 다양한 직렬들이 있다.

2. 기술직: 토목공학, 건축학, 농업생명과학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고 과락만 면하면 합격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본인의 전공을 살려 도시 계획, 도로 건설, 농업 지도 등의 전문 업무를 수행합니다. 현장 출장이 잦지만, 그만큼 사무실 내 정치에서 한 발짝 떨어져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공계 학생 중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최고의 선택지입니다.

3. 홍보/소통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광고홍보학과

'포스트 충주맨'을 꿈꾼다면 이쪽입니다. 최근 지자체마다 브랜딩 전쟁이 치열합니다. 딱딱한 보도자료 대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으로 시민과 소통할 인재를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김선태 주무관 사태에서 보듯, 공직 사회는 아직 튀는 인재를 품을 준비가 덜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성과를 내도 욕을 먹을 수 있다"는 조직의 이중성을 이해하고, 이를 견딜 멘탈이 강한 학생에게만 권하고 싶습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대학 간판, 필요할까요?

공무원에게 있어 학벌은 중요하기도 하고, 중요하지 않기도 하다. [출처:충주시 유튜브]

 

학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공무원 할 건데 좋은 대학 가야 하나요?"

시험 합격만 놓고 보면 대학 간판은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블라인드 채용이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고졸이든 명문대 졸업생이든 같은 시험지를 풉니다. 오히려 명문대생이 9급 시험에 매달리다 장수생이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지만 입직 이후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5급(행정고시)이나 7급으로 시작한다면 학연이 조직 내 네트워크 형성에 미세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9급으로 시작한다면 학벌보다는 '일머리'와 '대인관계'가 승진을 결정짓습니다. 즉, 공무원이 목표라면 무리해서 대학 네임밸류를 높이는 것보다 빨리 합격해서 호봉을 쌓는 것이 100배 이득입니다.

지금 당장 준비할 수 있는 것

공무원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지금 당장 수능 공부 외에 챙겨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공무원은 일찍 준비하면 준비할 수록 이득이다.

중학생: 진로 탐색과 기초 체력

국어와 한국사는 필수입니다. 공무원 시험의 기본 베이스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뉴스나 신문을 통해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가지세요. 면접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단순히 암기만 잘해서는 최종 합격이 어렵습니다.

고등학생: '지역인재 9급'이라는 치트키

이건 정말 아는 사람만 아는 루트입니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에 진학해 상위 30% 내 성적을 유지하면, 필기시험 없이 학교장 추천과 면접만으로 9급 공무원(수습)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학 진학 후 치열한 공시 경쟁을 뚫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확실한 길입니다. 일반고 학생이라면 행정학과나 관련 학과 진학을 준비하되, 1학년 때부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 가산점 자격증을 미리 따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충주맨의 퇴사는 '철밥통'이라 불리던 공무원이라는 직업도 결국은 '나의 성장'과 '직업적 만족' 없이는 지속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안정적이라서, 부모님이 원해서 선택하기엔 30년이라는 세월은 너무 깁니다.

조직에 기대어 가는 공무원이 아니라, 조직을 내 브랜딩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실력 있는 공무원을 꿈꾸십시오. 세상은 그런 인재를 원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핵심: 공무원은 이제 '신분'이 아니라 '직무'로 접근해야 성공합니다.